[리포트]
1989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사진입니다. 미국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고, 소방관이 두 살 난 아기를 구출합니다.
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곳 모두가 도망나올 때, 그곳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소방관이지요.
엊그제 우리 소방관 두명이 수난 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했습니다.
[최민규 소방관]
조금이라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분을 구조하는 거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조금 더….
2년 차 젊은 소방관은 그저 모두가 무사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.
[박강구 소방관]
"중들이 절에 갈 때는 절이 뭔지 모르고 가는데 가서 도를 닦으면서 진정한 수도자가 되거든요. 와서 현장을 다녀보고 사람들이 죽는 거 보고 하다 보니까 사명감이 생기고"
20년 된 주임 소방관은 어느새 수도자의 마음을 알게 된 듯 했습니다.
하지만 소방관을 말해주는 숫자는 어떨까요? 올 들어서만 5명, 지난 10년 동안 54명. 이 주황색 제복이 자랑스럽다는 소방관들은 이렇게 스러져갔습니다.
불길로 뛰어들고, 까맣게 탄 시신을 수습하고. 소방관 10명 중 8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.
[박강구 소방관]
"조금만 빨리 갔더라면 망설이지 않고 깨고 들어갔더라면..."
놀라운 것은 순직한 소방관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방관이 더 많다는 점입니다. 대부분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입니다.
영화 ‘타워’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.
“널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야. 네가 살려야 할 사람들을 위해서야“
내일, 16개월 된 쌍둥이의 아빠였고 누군가에겐 효자였던 순직 소방관 2명의 합동영결식이 거행됩니다. 이들의 헌신을, 이들의 희생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.
[박강구 소방관]
"애초에 힘들고 목숨을 걸어야한다."
그래픽 이수정 디자이너
연출 황진선